중년건강 – 만약의 근원

먼저 한가지 부탁하자. 단 5분만 시간을 할애해서 이 글을 끝까지 읽어봐라.

혈당이 좀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중년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냥 흘려보냈지 싶다. ‘그게 뭐라고… 아무 증세도 없는데… 이 정도 (수치)는 보통 아닌가… 사는게 바빠서…’ 나도 그랬다. 건강검진때 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듣고서도 ‘나처럼 병없는 사람이… 걷고 뛰고 매달리고 운동을 얼마나 하는데…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데 무슨…’ 그렇게 생각하며 무시하며 지낸지가 여러해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뒷골이 댕기면서 계속 찜찜 하더라. 성격이 그러한지라 확실하게 한번 확인을 해보고는 끝장을 내고 싶어서, 그전에 이야기 들었던 연속혈당측정계를 하나 구입하였다. 쓰레기통에 돈을 버리는 기분도(?) 좀 들었지만 마음을 달래며 구입하였다. 한번 팔뚝이나 적절한 곳에 동전만한 기구를 붙이면 약 14일 기간동안 혈당을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즉시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참으로 편리한 기구다. 손끝을 찔러서 일일이 피를 묻혀서 재는 방식뿐이었다면 ‘한번 확실히 확인해보고 끝장을 보자’는 생각을 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1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프리스타일 리브레’라는 제품을 사용했는데 (미국의 한 유명회사가 제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물론이려니와 비슷한 가격에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연속혈당측정계’를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쉽게 구입할 수가 있다. 원리는, 동전같은 그 기구에서, 팔뚝등 몸에 붙일때 아주 가느다란 파이버관이 신체에 조금 삽입되어 그것을 통해서 구해진 (혈액으로) 혈당치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더라. 설치 및 사용시 안아프다. 주변에 약간 욱신한 감이 있는 정도며 샤워 가능하다. 내가 사용한 것은 새로운 버젼인가 하여 14일 내내 자동으로 혈당치를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전송하여 (아마도 블루투스를 통해서) 긴기간의 변동까지도 한눈에 확인 할 수가 있었다. 이것 안되도 괜찮고 그저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그 순간의 혈당을 알려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스마트폰이 비교적 신형이어야 하니 연속혈당측정계 주문전에 미리 그것이 필요로하는 기능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지 확인하라). 그리고 측정한 혈당수치의 오차 범위가 몇 % 된다고 하는데 우리의 사용 목적에는 전혀 상관없다.

나는 14일 혈당 측정이 가능한 그 장치를 3일 만에 떼내고 말았다. 그 사흘동안, 아침에 일어나서는 물론, 밤중에 화장실 갈때도, 식사후나 간식을 먹고 나서도, 운동을 하고 나서도, 건강식이라고 만든 당근사과 주스를 마시고 나서도, 하다못해 평소에 먹지 않는 음식을 실험삼아 먹은 다음에도 수없이 혈당을 측정해 보았다. 결과는 실로 충격이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명확한 결과를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게 되니 사흘이면 충분하여 그 넘의 고마운(?) 기구를 떼내서 버렸던 것이다 (한번 떼내면 재사용 불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 혈당이 널을 뛰더라. 소위 혈당스파이크라고 하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수백시간을 투자하여, 한국과 영어권 전문가들의 수많은 정보를 모아서 분석해 보았다. 10명의 말을 듣고나면 헷갈리게 된다. 100명의 말을 듣고나면 고집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1000명의 말을 듣고나면 헷갈림도 고집도 줄며 그 자리를 ‘단순 명료한 진실’이 차지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사는 것이 힘들고 시간이 없는 당신, 내가 당신 좀 돕자. 그래서 시간 많은 내가, 소위말해서 ‘메타분석’을 한 결과를 당신에게 좀 전해 주고 싶다. 아래에 적었다. 참 메타분석이란, 어떤 분야를 연구한 전문가들의 논문이나 발표 내용을 대거 분석하여 그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어떤 내용을 (가장 중요한 내용일 가능성이 크고, 가장 정확할 가능성도 크며, 때로 새로운 내용일 수도 있다)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더라.

  • 1. 연속혈당측정계를 사서 14일간 혈당을 측정하면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나 엑셀이나 아무데나 기록하라. 보통 스마트폰 엡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저장이 되지만, 중년들은 노트북 같은데 죽 기록하는 것을 선호할지도 모르겠다. 예를들어, 5월 10일 기상후 000, 아침 식사직후 000, 식후 1시간 지나서 000, 2시간 지나서 000, 3시간 지나서 000 이런식으로.
  • 2. 혈당이 높다라는 말을 들은 이유는 아마도 신체검사때,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로 피를 뽑아서 잰 ‘공복혈당’을 측정한 결과일 것이다. 이것도 아주 중요한 지표지만, 지난 2-3달 동안 내 ‘평균 혈당’이 (식후혈당을 포함한 수치가 되겠다) 얼마였던가를 알아볼려면 ‘당화혈색소’ 검사를 해야하는데, 가까운 병원에 가면 쉽고 (싸게) 해준다고 하더라. 지금 당장은 안해도 되지만 언젠가는 해보면 좋지 싶다. 일단 연속혈당측정계를 먼저 사용해보라.
  • 3. 의사가 한두번 ‘당신 혈당이 높다’는 경고를 했었다면, 당신은 ‘당뇨전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이 말은 당신의 몸이, 핏속의 당성분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핸들링 혹은 컨트롤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며,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당신의 췌장이 기능을 일부 상실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하자면 췌장에서 그 기능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베타세포’라는 것들이 이미 수십 % 죽었다는 뜻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죽은 베타세포는 되살릴 방법이 없다. 소위말해서 비가역적변화가 당신의 췌장에 생기고 있는 것이다. 너무 낙심마라. 더 이상 데미지를 가하는 짓을 중지하고 몸을 잘 돌보면 남은 베타세포로도 무난하게 (더 이상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으며) 살 가능성도 높다고 하더라. (당신 혈당의) 진실을 일단 알게 되고 나면, 바로 이것을 하자는 것이다.
  • 4. 이쯤에서 ‘내 몸이 혈당 조절을 좀 잘 못하는게 무슨 대수인가?’ 당연히 궁금하게 될 것이다. 내가 3일만에 혈당계를 떼서 버리고 당장 식단을 바꾸며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시작한 이유를 말할 때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당신 핏속에 당성분이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and / or’ 당성분이 아주 높았다가 확 떨어지는 일이 자주 장기간 반복되면, 당신이 장차 건강장수를 할 가능성은 확실히 그리고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의사들에게, 사람에게 가장 괴로운 노년과 비참한 죽음을 불러오는 최고 나쁜 질환을 꼽으라면 ‘심혈관계 질환’을 꼽을 의사들이 많다고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경제적 물리적 정신적으로 침몰하게 만드는 무서운 결과를 심혈관계 질환들이 불러 온다고 하더라. 그리고 이 심혈관계 질환들의 근원 혹은 모태가 바로 당뇨병이며, 이 당뇨병의 씨앗과 비료는 당신과 나의  ‘잘못된 생활습관’이기  때문이다.
  • 5.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고지혈증) 이 세가지는 건강장수를 위협하는 최고 최대의 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단 나이가 들면서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 한 사람이 이 세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라. 그리고 이 세가지의 시작점이 (출발점이) 많은 경우에 당뇨라고 하더라.
  • 6. 어떤 사람들은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먹어서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신 혈당이 좀 높네요’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래서 아마 당뇨전단계일 당신은) 그것때문에 의사를 따로 만나지도 않을 것이고, 설령 만난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처음부터 무턱대고 당뇨병약을 처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루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위험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그 기간에 계속 당뇨병쪽으로 가고 있다 (췌장의 베타세포가 계속 죽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애초에 당뇨전단계로 접어든 이유가 당신의 생활습관이기 때문이고 (식습관, 운동습관등) 그 생활습관이란 것이 (충격에 따른) 자각과 각성 없이 저절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 7. ‘당뇨전단계’는 이직도 괜찮은 상태가 아니라, 당신이 당뇨병환자가 되어 망하기 전에 딱 한번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인 것이다. 놓치면 어떻게 된다고? 당신 자신뿐만 아니라 당신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동반 침몰’을 훗날 선사한다고 했다. 당신 자신은 그렇다치더라도, 왜 가족들에게 그렇게 하겠나?
  • 8. 지난 2주 동안 혈당을 측정하고 무었을 알게 되었나? 아마 상당수의 사람들이 (당뇨전단계인 당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생활습관에 따라서 혈당이, 좀 컬러풀하게 표현하자면 ‘미친년 널 뛰듯이 오르락 내르락 하는 꼴’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을 것이다. 이것을 줄이고 조절해야 당신이 당뇨병으로 더 진행되는 것을 늦추거나 중지시키며, 장차 건강장수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어떻게? 일단 식단을 좀 향상시켜라. ‘빵 떡 면’ 이 탄수화물 삼총사를 최대한 줄여라. 아무리 줄여도 한국식단에서는 당신 몸이 필요한 만큼은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게 되니 걱정마라. 그렇다고 무슨 저탄고지니 방탄커피니 하는 괴상한 짓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해라.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당연히 모두 필요한데, 단지 그 비율을 조절하라는 말이다. 중년인 당신이니 단백질과 채소의 섭취를, 당신이 감당 가능한 (경제력 식욕등이) 그리고 지속가능한 최대로 올려라. 쉽게쉽게 살고싶어 하는 그대, 입에 탁 털어 넣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약 좋아하는 당신, 꿈 깨라. 다시말해 단백질파우더 그런 것들 물에 타서 마시지 마라. 장을 봐와서 고기 구워서 가족들과 쌈싸서 같이 드시라. 특히 채소의 섭취를 현격하게 증가하라. 어쩌면 아침마다 굵고 씩씩한 똥을 1킬로씩 누면서 당신이 미쳐 몰랐던 자신의 숨은 능력에 매우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병석에 누워 오늘내일하는 어떤 재벌에게 이 똥누는 능력을 얼마에 사겠는가 물으면 몇십억을 주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똥 씩씩하게 규칙적으로 누는 것이 건강에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의미). 그리고 땀을 흘리는 운동을 시작하라. 굳이 돈들이고 꼭 사람들과 어울려야 되는 보여주기 건강쇼는 가능하면 피하고, 참으로 당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그런 운동을 하라. 운동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에게, 모든 운동을 통털어 최고로 좋은 운동 딱 하나만 선택 하라고 하면 ‘스퀏’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 딱 2개만 하라고 하면 ‘스퀏과 턱걸이’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더라 (스퀏과 팔굽혀펴기의 조합인들 어떠하리). 만약 달리기를 할 수 있다면 몸과 마음에 최고의 보약이 되겠지만, 중년에 무릎도 불편하신데 굳이 안뛰어도 된다. 대신 팔을 좀 미친넘처럼 크게 휘두르며 보폭을 크게하여 빠르게 걸어라. 얼마나? 3분은 엄청 빠르게 3분은 보통 속도로 번갈아서 총 30분 이상을 그리고 일주일에 서너번 혹은 그 이상을 걸어라. 보폭을 크게하고 상체를 활용하여 빨리 걷는 운동은 극히 좋은 운동이라고 과학적으로 많이 밝혀져 있다. 하지만 식후에 산책삼아  슬슬 걷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착각말고. 조물주가 공평하여, 이 세상에 정말로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은 누구에게나 가능하게 만들어 놓으신 듯 하다. 한가지 개인적인 팁이라면 ‘접근이 쉽게’ ‘진입장벽이 낮게’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예들들면, 이빨 닦으면서 스퀏 10개, 퇴근시 동네운동시설에서 턱걸이 5개씩 2회 (안되면 반대로 2개씩 5회) 이런식으로 작게 쉽게 시작하고, 슬슬 조금씩 발전 시켜라. 마음 한쪽 구석에서 이것을 ‘늘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지, 지나치게 자신을 족치거나, 쓸데없이 남들과 비교하거나 아니면 무슨 특이한 비방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짓들과는 거리를 두라.
  • 9. 이런식으로 나름대로 생활습관 교정을 몇개월 혹은 1-2년 하다가 보면 저절로 더 나은 방법, 더 좋은 방향을 찾아내고 알게 된다. 왜냐하면 당신 머리속에 늘 이 생각을 잊지 않고 유지하면서 자주 식사와 운동에 신경을 써오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강조하건데, 늘 잊지않고 자주 기억하며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위말하는 mindfulness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저절로 마음이 그런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서 스스로 더 찾아보고 더 알아보며 더 발전하게 되어 있다. 무슨 DASH식단, MIND식단, 지중해 식단, 이런 운동 저런 운동등은 장차 때가 되면 저절로 알게 된다. 지금 걱정 안해도 된다.
  • 10. 차차 식단도 조절되고 몸도 가벼워지거든, 버피나 턱걸이 스퀏  (혹은 웨이트), 중장거리 달리기 산악 달리기등 근력 강화 운동과 심폐지구력 강화 운동을 번갈아 혹은 섞어서 하면 좋단다. 당신이 전당뇨가 되었던 이유는 따지고 보면 ‘균형과 중도’를 상실한 생활습관을 오래 유지했었던 것이 원인이었고 (어쩌면 상실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지도), 당신을 당뇨로부터 구제하고 건강장수의 가능성을 높여줄 유일한 길도 결국은 ‘균형과 중도’를 회복하고 증대하여 자신의 생활습관을 향상하는 것 뿐이다. 다른 어떤 기적, 마법, 마술, 당신만 모르는 무었, 비방, 비법, 특효등은 전혀없으니 꿈도 꾸지말고 그야말로 정도를 걸으며 정공법으로 나아가라. (비유하자면) 씨앗은 싸고 흔하지만 나무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흔치 않다. 그리고 싸고 흔한 씨앗을 비싸고 흔치 않은 나무로 만드는 방법은 시간과 정성뿐이다. 수 많은 씨앗들이 ‘시간과 정성’ 이라는 기회가 없어 나무가 되지 못하고, 아무 흔적도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조차 않았던 것처럼. 씨앗이건 나무건 결국은 사라지는 것은 맞다. 당신과 나의 삶과 죽음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의 조건을 가지고, 인연으로 만나, 사랑하는 이들과 더불어 살다가 갈진데, 그들에게라도 나무가 되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는 것은, 당신과 내가 인연이 되어, 어쩌면 당신에게 어떤 좋은 계기가 주어진 것 일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게 인연이 되어 고맙게 받았었다. 당신도 언젠가 자신의 훌륭한 성공 경험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면 좋지 않겠나. 잘 살아라 당신.
  • PS : 아직 나는 ‘성공’하지는 못했다. 아마 오랬동안 진행형으로 살지 싶다. 그러면 어떤가? 이전보다는 훨씬 나은데.

이민 성공 비결

첫째로, 젊었을때 이민 가야한다. 군대도 다녀오고 사회생활도 좀 해보고 또 가능하면 마음이 맞는 짝도 찾고 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 제일 좋고 30대 후반이 커트라인이다. 40넘으면 특출한 경험이나 (예를들어, 이민 대상국에서 과거 수년간 거주하여 사회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는 경우등, 하지만 1-2년 워킹홀리데이나 혹은 유학경험 등은 별 소용 없음) 어느나라에서나 즉시 확실히 통하는 기술등이 (예를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미용기술등, 하지만 학원에서 배워 자격증만 딴 수준으로는 안되고, 실무에서 기른 실력과 확실한 실전경험이 필요) 있지 않는한 무리다.

둘째로, 즉시 사용 가능한 어떤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체력이 아주 좋아서 한 몇년 힘든 노동도 끄떡없다든가, 이민 대상국에서도 필요하고 널리 쓰이는 기술을 한국 현업에서 실제로 사용한 실력과 경험이라던가, 아주 사회성과 세일즈 기술이 뛰어나서 말이 안통하는 에스키모에게도 손짓발짓으로 냉장고를 팔아먹을 능력이 있다던가등. 이것이 먼저고 영어는 두번째다 (영어권으로 이민 온다면). 현지에서는 거지들도 아기들로 모두 다 하는 것이 영어니, 단지 영어만 잘 한다고 그것만으로는 소용 없다. 그런 사람들은 아마 다른 한국사람들 상대로 구질구질한 짓이나 하며 돈벌이 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로, 먼저 이민 온 한국인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당신의 접근을 바라거나 당신에게 접근하는 해외거주 한국인들은 (혹은 한국인 단체들은) 그들의 목적이 있다. 당신의 돈을 원하거나, 당신이 그들의 단체에 속하기를 원하는거나 혹은 둘 다를 원하는 것이다. 이민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상식적으로 볼때, 이민와서 잘 정착해서 정상적으로 사는 한국사람들은 당신을 위해 신경 쓸 시간도 또 이유도 없다. 그리고 이민오니 왠지 이상하게 경건한 마음이 들며 정말 종교를 필요로하거든 현지인들이 가는 곳에 가라. 신은 그곳에도 당연히 계시고 또 신심깊은 현지인들로부터 이모저모로 도움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굳이 한국인들과 종교를 통한 교류를 원하거던, 일단 몇 년을 잘 정착하고나서 후에 만나도 전혀 늦지 않다. 그때는 당신도 현지 사정을 알만큼 알고, 상대도 당신이 초보 이민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 문제 없을 것이다. 이민 온 나라에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말이 잘 통하지 않더라도 현지인들에게 받는 것이 좋다. 말이 안통하니 (어떤 현지인들은) 위험하거나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말이 너무 잘 통하는 (어떤) 한국인들도 위험하고 또 도움이 안되긴 마찬가지다.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가능하면 무난하게 잘 사는 현지인들과 엮이는 것이, 도토리키재기 수준인 다른 한국인 이민들과 엮이는 것보다 낫다.

넷째로, 무었이건 ‘최초’는 위험하지만 ‘선두그룹’에는 속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 오는 경우가 많다. 다시말해, 이미 한국인들이 잔뜩 이민와 있는 도시는 피하는 것이 좋지만 동시에 한국인들이 거의 아무도 정착한 적이 없는 곳도 피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정착하려는 도시가 평판이 나쁘지 않으며 어느정도 규모가 있어야 한다. 완전 깡촌이나, 극한의 추위등의 이유로 현지인은 물론 타국에서 이민온 사람들도 거의 오지 않는 그런 괴이한 곳들은 피하라. 기후를 우습게 여기지 마라. 기후에 혼나서 정착 못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하는 사람들 꽤 있다. 괴이한 선택을 하는 ‘용기있는’ 사람들 가끔 봤지만 결국은 포기하더라. 아무도 안할때는 이유가 있는 법이고, 그렇다고 한국인들이 이미 너무 많은 곳이면 당신 자신에게 불리하다. 이민이 전혀 없는 도시나 지역에서는 현지인들이 도대체 이방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몰라서 당신이 괴상한 대접을 받거나 불리할 가능성도 있으나, 한국인을 포함한 이민자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있는 곳에서는, 당신도 소수라고 다수의 도움과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반대로 고약한 대접을 받을 가능성보다) 더 높다. 겁나고 두렵다고 다른 한국인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면 그 당시에는 안심도 되고 편할지 모르지만 현지인들이 좋은 눈으로 안봐주고 (그런 맨탈리티의) 당신도 좋은 대접 못받는다. 반대로, 혼자서 스스로 이것저것 해보려고 노력하다보면 현지인들이 좋은 마음으로 대해주고 예외적으로 (소수라고 좋은 쪽으로) 대접도 해주고 또 도움을 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로, 배우자 혹은 짝을 잘 골라서 와야한다. 물론 운이 많이 따르는 일이지만. 배우자가 저질체력으로 몇년이 지나도 현지 기후에 적응을 못하고 골골거리면 두 사람 모두 심신이 점점 탈나고 지쳐서 결국은 정착에 실패한다. 또 배우자의 정신상태가 좀 모자라는 경우(?) 예를들어 해바라기처럼 당신만 바라보며 당신이 다 해주기를 바라는 경우라면 당신 어깨가 너무 무거워 뛰거나 날기는 커녕 결국 둘 다 주저 앉게 된다. 아주 싸가지가 없는 짝인데 무슨 최첨단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구사 능력이 있다면 저질체력이거나 정신상태가 좀 이상해도, 혹은 둘 다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시작은 해 볼 가능성이 있기는 한데, 장기전으로 가면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부부와 가족 오래 못가더라. 뭐니뭐니해도 ‘성숙한 인간’이 (어느 정도라도) 잘 살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동서고금의 변함없는 진리다. 단기적으로 보면 예외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 겉보기에는 성공한 듯이 보이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람사는 진짜 내막은 밖에서는 잘 모르는 법이다. 인생의 승부는 길고 정확하다. 마라톤 처럼.

여섯째, 젊음이 주는 용기, 마음이 맞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짝 그리고 어느 수준의 머리와 능력이 있다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이민을 오는가, 지금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가 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지고 있는 돈과 영어실력이 주는 부작용을 피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이민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가진 사람들이 쑥쑥 줄어드는 정착자금 헤아리며 스트레스 받고, 알량한 영어로 다른 한국인들 상대로 돈벌이 하려고 잔머리 굴릴때, 가진 것도 잃을 것 없는 당신은 저절로 배수진을 치게 되니 죽지 않으면 당연히 앞으로 전진할 수 밖에 없다.

일곱째, 좀 세계화된 혹은 탈한국화된 발상과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사는 방식 그리고 일상의 습관들이 너무나 토종 한국인이면 (다시말해 토종 한국인이 무었인가 생각조차도 해본 적이 없는, 자신을 제3자의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바라볼 줄 모르는 사람이면) 이민와서 편히 살기가 좀 힘들고 또 이런저런 문제와 제약에 부딪히게 되니, 정착해서 오래 잘 살 가능성은 좀 낮다. 김치 짜장면도 잘 먹긴 하지만 그것들 없이도 한두달쯤은 끄떡 없으면 좋고, 비록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교육받았지만, 좀 열린 마음으로 다른 나라 다른 세상에서 사는 방식에 관심도 가지고 또 새롭고 좋은 것들을 배우려는 자세도 있고 그런 사람이 이민에 훨씬 유리하다. 도둑질을 해도, 새벽잠이 너무 많은데다가 담도 잘 못넘고 무거운 것도 잘 못들고 (체력등 물리적 조건 나쁨) 마음은 약해서 죄책감은 많고 (정신상태나 태도 부적절) 또 도둑질한 물건 나누는데 파트너와 맨날 싸우고 (사회성부족, 타인들로부터 존중 / 존경 받을 줄 아는 기술 부족) 그러면 도둑질 오래 못하고 잘 하지도 못한다. 천성이 도둑질에 특화된 넘처럼 언행하는 자연스러운 넘이 도둑질 오래하고 잘 하듯이 이민도 좀 그런면이 있다.

여덟째, earn respect 할 줄 하는 사람이면 참 좋다. 말이 좀 안통해도, 먹는 것이 좀 냄새를 풍겨도, 입고 사는 모습이 좀 특이해도, 사고방식이 좀 현지인들과 달라도, 자기가 속한 곳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하면서 주변 동료나 상사로부터 ‘존중 / 존경을 얻어낼 줄 알아야 한다’ 다시말해 ‘earn respect’ 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가진 근본적인 가치나 판단은 한국이나 당신이 이민을 가고자하는 (영어권) 선진국들이나 비슷한 경우가 많다. 선진국이 된데는 공통적인 비슷한 이유가 있다. 현지 동료나 상사들은, 당신의 언어를 넘어서, 당신이 온 몸으로 오래 보여주는 당신의 가치와 판단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려지고 속일 수 없다. 여기서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대할 지가 결정된다. 물론 당신이 정말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동료나 상사들이 뭐라건 어떤 생각을 하건 당분간 회사를 다닐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 어울려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울리는 방법이나 수준은 비록 한국과 다를지라도. 또 영어권 문화에서는 ‘사람들의 운동능력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고 당신이 육체미를 하라든가 보디 프로파일 찍어서 보여주는 그런 괴이한 짓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며 스스로를 보살피는가를, 사람들이 당신의 운동능력을 통해서 엿본다는 말이다. 신체가 보통이고 또 운동을 아주 뛰어나게 잘하지는 못해도 이벤트등에 참여하고 규칙적으로 자신을 돌보는 것을 사람들이 보면 존중하고 좋게 본다. 이것은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영어권 정서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이글 읽어보고 어떤 사람들은 없던 용기를 내게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기분도 나쁘고 낙심도 되었을지 모르겠다. 무었인가의 이유로 당신에게 일어나지 않았던 어떤 일을,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난 다음에 잘 되씹어보면, 안된 것이 천만다행이다, 그때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지금 내 삶에 훨씬 큰 이익이 되었다 그런 경우도 꽤 있지 않은가? 어쨋든 이 글이 이민을 꿈꾸거나 상상하는 당신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바란다.

술 담배 끊는 법

법륜스님은, 종교와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또 각계각층의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우리시대의 큰 스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 지금도 받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분의 강연이나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의 대다수는 (중년) 여성들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중년) 남성들로 부터는 좀 외면을 받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어쩌면 법륜스님께서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 때로 일부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왜 법륜스님 이야기를 꺼냈는가 하면, ‘어떻게 하면 술 담배를 (어떤 해로운 중독을) 끓을 수 있겠습니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질문에, ‘어떻게 끊긴 그냥 툭 끊으면 되지’ 이런 대답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말을 들을때면, 그 분에 대한 존경심도 크고 그분의 지혜를 높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늘 기분이 상했었습니다. 한때는, ‘천주교 신부가 황혼이혼 상담하는 꼴이고, 스님이 고기요리법 가르치는 꼴’ 이라며 분개도 했었지만, 차차 이분도 완벽할 수가 없는 인간이고 또 사람들을 도우려고 나름대로 애쓰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더 이상 분개는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도 그와 비슷한 투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채널을 돌리게 됩니다. 이분이 훌륭하다고 여기는 이유중의 하나는, 자신이 과거에 모자라고 부족해서 저질렀던 어리석었던 일들을 숨기지 않으며 나아가 그런 부끄러운 경험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으로 더 크게 더 많이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것을 제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험자로서 단언하건데, 술 담배는 절대 그렇게 툭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이 박힐대로 박힌 술 담배는 완전히 100% 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마시지 않고 피우지 않는 상태를 유지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다시말하면 언제 어떻게 다시 마시고 피우게 될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낙심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합니다. 아직 하나 더 있는데요 🙂 세상에는 하도 살을 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방송을 보면 무슨 인간승리 드라마처럼 체중을 수십킬로 뺏다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아마 방송측에서 좋은 취지로 연출했겠지만) 무슨 대단한 일을 했고 엄청난 성취를 이룬 것처럼 자랑스레 보여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저는 그런 장면을 보면  즉각적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듭니다. 그들은 과거에 이미 병적으로 비만했었고 미래에 다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누구보다도 큰 고위험군에 속한 ‘아직도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당장 무언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고 또 몇몇 검사 수치가  건강치로 나왔다고, ‘건강을 되찾은 인생’이라고 결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술 담배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것들을 중단한다고 ‘갑자기’ ‘저절로’ 결코 건강해지지 않습니다. 자기 손으로 자기의 심신에 해를 끼치던 짓을 다만 지금 멈춘 것 뿐입니다. 그러니 체중 몇십킬로 줄였다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금연과 금주는 그 자체로 떠벌이며 자랑할만한 일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자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속 읽어 주시길 부탁합니다.

저는 담배를 끊는 시도를 아마 수십번 아니 백번은 했었습니다. 이런저런 실패 끝에 나중에는 칼을 담배갑 중앙에 꽂아서 벽에 박아 놓고선, ‘흡연은 내 몸을 저 칼로 찌르는 행위와 같다’면서 다짐하고 또 애를 써보았습니만, 이미 오랜세월 인이 박힌 담배를 원하는대로 끊지 못하였습니다. 사회생활등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심신의 불안정은 자꾸만 저를 담배와 술 같은 손쉬운 찰나적 위안으로 향하게 하였습니다. 내 마음이 약해서, 내 갈망이 적어서, 내가 덜 답답해서 술 담배를 끊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술 담배가 끌어 당기는 힘이 내가 그것을 밀어내는 힘을 능가했었기 때문에 조금 버티다가 늘 꺽여지며 패했었던 것입니다. 그 힘은 잘 줄어들지 않으며 또 이미 만들어진 (밀고당기는) 힘의 균형도 잘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술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원하며 마음을 먹었다면, 상대가 결코 만만한 그냥 툭 내려놓으면 되는 그런 호락호락한 대상이 아니라, 무슨 악귀처럼 당신의 심신을 칭칭감고 동여매어, 아무리 발버둥치며 때내려해도 옴싹달싹조차 어려운 정말 무서운 대상이라는 것을 먼저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단기전으로 어떻게 해서 해결될 상대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이 잘 듣고 저런 묘수가 통하는 그런 말랑한 상대도 아닙니다. 마치 악성바이러스나 암세포와 같이 스스로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교묘하게 자신을 위장하고 바꾸며 (숙주인 당신의 몸과 마음을 뒤흔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종의 생명체처럼 두렵게 인식하는 것이 옳습니다.

먼저 이것을 똑똑히 자각하게 되면, 금연 시도가 실패하게 될때 절망과 좌절로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할 마음을 먹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됩니다. 우스게 소리처럼 들리지만, 어떤 고대 국가에서는 제사장이 가뭄에 기우제를 지낼때 실패하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항상 비가 왔다고 해요. 왜냐하면 ‘비가 올때까지 매일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입니다. 이글을 쓰면서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그 헤아릴 수도 없었던 (금연) 실패와 좌절 그리고 힘겨웠던 자기배반 후 재시도의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끊는, 아니 피우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는 어떤 비법이나 비방 따위는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들은 것들 인터넷에서 찾아 본 것들 그런 것들을 이것저것 계속 시도하는 방법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에게 알려드리는 한가지 핵심은 ‘넘어지고 좌절해도 다음날 다시 담배갑을 쓰레기통에 쳐넣고 (아니면 식칼을 답배갑 중간에 꽃아서 벽에 박고) 다시 일어나서 또 시도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실패를 해도 좌절하거나 낙심하여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고 또 시도하면, 내게는 담배와 반대의 에너지가 (force 혹은 기운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쌓여가고 내 몸과 마음은 서서히 하지만 분명히 ‘담배에 대해서 변화’하게 됩니다. 어느순간, 오랜 세월 그토록 집요하게 내 심신을 옭아매고 조여대던 그 담배라는 것의 힘이, 그 악한 기운이, 정말 별게 아니라는 것을 참으로 느낄 때가 반드시 옵니다. 그리고 그때가 오면 마치 거짓말처럼 담배는 ‘피워도 그만 안피워도 그만’인 온순한(?) 대상으로 변해 있을 것입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괴상한 변신이 또 일어난 것입니다.

담배가 무슨 바이러스처럼 변신했을까요? 아니오. 당신이 변한 것입니다. 당신이 그 실패와 좌절의 과정속에서 시도하고 또 시도할때, 그때 당신 스스로를 변화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듯 ‘당신이 담배보다 더 쎄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원래 약한지라, 어쩌다 하는 일이 잘 안되거나 가정에 힘든 일이 있거나 하면 다시 담배를 사다 피울지도 모릅니다. ‘아! 역시 실패했구나’가 아닙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아무도 ‘금연에 성공’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다시 시작하세요. 오늘부터 시작해서 또 유지하면 됩니다. ‘아! 지친다’ 하지말고 그저 ‘방금 원하는데로 피웠으니 이제 다시하자’ 하면서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이 과정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도 되고 또 아무도 몰라도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하면 내 심신의 기운이 담배의 기운을 월등히 능가할 때가 반드시 오게 되며 그때가 되면, 힘들고 괴로운 상황에 다시 부닥쳤을 때라도 담배가 나를 쉽사리 유혹하여 쓰러뜨리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고 담배로 부터 자유로운 기간을 ‘유지하는 능력’이 더 커지고 더 쎄지게 됩니다. 그때는 ‘담배를 끊었냐 말았냐’ 따위의 질문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얻게된 ‘담배를 상대하는 기운’은 다른 운동능력과는 달리 내가 담배를 피우지만 않으면 유지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쎄집니다. 희망이 생기지 않습니까?

이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은 금연에 대한 마음이 간절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한 두가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담배와 항상 물리적인 거리를 두세요. 집안에 담배를 한개피라도  놓아 두지말고 (칼 꽃은 담배갑은 이미 물에 담궈 피울수 없게 만든 다음에) 불편을 무릎쓰고 상점에 사러가야만 하는 상황을 유지하세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그리고 담배를 피울 상황을 미리 파악하여 표내지 않으면서 조용히 피하도록 노력하세요. 둘째, 담배와 상극인 무언가를 찾아내어 그것에 에너지를 쏟아부으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제게 그 상극은 장거리 달리기였어요. 굳이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실천 가능한 어떤 상극들이 있을 것이니 찾아내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세요.

술 담배가, 당신 자신은 물론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극히 위험한 이유는, 나와 당신이 건강하고 긍적적인 삶의 방향으로 조금씩이나마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의 기운을 도둑질하고 그 실천에 발목을 잡으며, 장차 오~오랜 기간을 당신이 결코 원치 않았을 상황 즉,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커다란 짐이 되어 엄청난 괴로움을 안겨 주다가, 아마 작별조차 제대로 하지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만들 가능성을 (술 담배가) 확실히 높이기 때문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이 단초가 되고 도움이 되어, 성공적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게 되어, 마치 내가 잠든 사이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간 총탄처럼, 장차 일어날 수도 있었을 폐암등을 피하여 건강장수 한다면 (비록 본인도 저도 그 내막을 결코 알 수는 없겠지만) 저는 정말 기쁘겠습니다. 저도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인연이 되는 단 한 사람이라도 도와드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술 마시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습니다. 중요한 공통점들은 이미 위에서 말하기도 했고, 또 술 마시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며 어느듯 강산이 한차례 변하기도 했지만, 술에 대한 애증과 복잡한 심사는 아직도 제 마음을 흐트려놓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술을 마시지 않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싶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만큼 술을 마시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고 더 조심스러운 것 같습니다.

밀양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때 뜬금없이 밀양을 찾았다. 영화 ‘밀양’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중 하나인, 밀양역전에서 교회사람들과 어색하게 어울려 찬송가를 따라 부르던 남자주인공 생각이 나서였다. 가는 길에, 밀양역전에 가면 나도 그 자리에 서서 그 찬송가를 부르겠노라 공언하였지만, 정작 찬송가를 기억해 내지 못하여 노래는 못불렀다. 하지만 밀양역과 그 주변을 한동안 함께 걸으며, 이 뛰어난 영화가 내게 던졌던 매시지가 지난 십수년 동안 내 삶에서 과연 어떤 식으로 반영이 되고 또 의미가 되어왔던지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이런 훌륭한 영화를 만든 감독과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 덕분에 ‘밀양’이 나와 인연이 되어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찾게되니, 이것도 일종의 코미디랄까 웃기는 이야기라 아니할 수 없다. 다음번 방문때는 그 중국집 ‘다래현’을 찾아볼 생각이다 🙂

이창동 감독의 수작들인 ‘박하사탕’이나 ‘오아시스’등은, 1994년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수작 ‘포레스트 검프’처럼, 어른이 되고나서 누구나 그리워는 하지만 이제는 없는 동심, innocence, 좋았던 그때를 주제로 하고 있다. 옛 친구들을 만나며 새삼 깨닫게 되었지만, 나도 그들도 모두 많이 변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때마다, 막연히 그 좋았던 시절을 그리는 마음과 더불어 이제는 없는 동심, innocence를 아쉬워 하는 마음도 든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내게 그런 그리움과 아쉬움도 떠올리게 하지만 더불어 인간의 구원 이라는 주제를 함께 다룬 영화다. 인간의 구원. 절망에 처한 인간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무었을 통하여 어떻게 몸부림치며 그 절망을 벗어나는가를 (어떻게 dealing하는가를) 잘 그리고 있다.

좋은 영화를 발견하면, 오랜 세월 두고두고 (몇년마다) 다시 보는데 그때마다 나의 해석과 반응 그리고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새삼 놀라게 된다. 이 영화를 여태까지 봤을 때는, 인간의 본질적인 고통(슬픔) 앞에 종교는 도움이 되지 않고 (근본적인) 구원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어젯밤에는 이런 내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30년 서로를 잘 알게 되었고 또 드물게 내가 존경하게 된 성직자 친구분께서는, 모친 생전에 ‘그리스도교 밖에서도 구원이 있다’고 어머니께 말씀해 주셨는데, 매우 건방지고 웃기는 이야기지만, 어제 나는 그리스도교를 통해서도 (그리고 다른 세간의 종교를 통해서도) 인간이 구원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 또 표나게 믿는다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거룩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인간은 그야말로 (선악의) 짬뽕이며 약하고 이기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잠시 반짝? 가능하다. 주변에 있다. 늘 번쩍? 불가능하다. 그런 사람 없다. 잠시 반짝 했던 것으로 마치 늘 번쩍인 것처럼 ‘척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들 인생 아닌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오만가지 더럽고 추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종교에서 구원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제 밤 혼자 영화에 몰입하여, 주인공 여자가  절망속에서 하나님을 찾아 울부짖으며 찬송가를 부를때 같이 손뼉을 치며 그 교회에 앉아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나도 놀랐다. 미쳤나봐 🙂

이은상 시인이 오래 전에 남긴 ‘가고파’라는 시, 내가 좋아하는 시를 덧붙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4절을 가장 먼저 지으셨다는 설도 있다.

 

가고파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다름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어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 가 알아보나
내몫엔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자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 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 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니아 깨끗이도 깨끗이

인간과 시간

인간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한가지를 꼽으라면 무었일까? 어떤 뛰어난 사람이 ‘시간’이라고 하던데 나도 동감한다.

‘인간과 시간’에 대한 좋은 영화들이 여러편 있는데, 오늘은 ‘About Time’이라는 영국영화를 보았다.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상영되었다고 한다.

‘인간과 시간’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매세지는, (영화속 주인공처럼) 설령 타임머신을 타고 마음대로 과거로 되돌아가 자신의 (그리고 자신과 관계된) 과거를 무한정 바꿀 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참 이렇게 저렇게 바꾸어 보고 나면 결국은 그렇게 하는 것이 별 의미도 없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그리고 주변의) 행복을 증대하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바로 지금, 오늘, 현재’에 딱 한 번만 가능한 ‘인간과 시간의 관계’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제목을 잊었는데 언젠가 꽤 재미있게 보았던, ‘인간과 시간’이라는 주제를 다룬 또 다른 영화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천국에 있던 사람들이 결국은 자발적으로 평화로운 종말을 (죽음을)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유머러스하게 그렇지만 정확히 설명하였다. 흔히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을 천국의 모습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 영화가 잘 (그리고 과학적으로) 묘사한데로, (예를들어) 이 세상의 모든 책을 전부 다 여러차례 읽고 나서도, 이 세상의 모든 곳을 수차례 여행하고 나서도, 이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통달하여 올림픽 금매달을 모조리 따고 나서도, 그 ‘영원’이라는 시간의 극히 일부도 사용하지 못한 꼴이니, 나중에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재미도 없고 원하는 것도 없게 되어 결국은 천국이 처음 생각하던 그 천국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리며, 이것을 깨닫게 된 천국 입주자들은 결국에는 스스로의 종말을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자발적이며 평화롭고 좋은 죽음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려 하고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우리들 인생인데… 하지만 이런 영화들이 던지는 매세지를 무시하지 않고 잘 생각해 볼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짐작하건데 ‘인간과 시간’에 대한 좀 다른 (좀 더 정확한) 인식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2023년을 시작하며 ‘인간과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적절하다 싶다.